<2024.10.20 청년 경주통일역사기행 2일째, 모둠장 공청회 “타인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입니다”>
https://m.jungto.org/pomnyun/view/84989
“우리가 도착한 이곳은 분황사입니다. 이 절은 원효대사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절로 가장 유명합니다. 원효는 원래 귀족 출신인데 부모가 일찍 죽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그리고 신라의 화랑이 되었는데 전쟁에 나가서 연전연승(連戰連勝)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친한 친구가 전사를 해버렸어요. 친구가 죽으니까 원효는 원수를 갚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의 무덤 앞에서 칼을 꽂으며 ‘내일 내가 원수를 갚아줄게!’라고 다짐하며 친구를 죽인 원수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 사람은 적장을 죽였으니 지금 자기 진영에서 상을 받고 있을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원효도 적장을 죽이고 상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기뻐할 때 그들은 슬퍼했고, 내가 슬퍼할 때 그들은 기뻐하는구나!’ 하는 것을 탁 깨달았어요. 이 세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얼마나 무상하고 허무한 일인가 하는 것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자기 머리카락을 칼로 잘라버리고 출가를 했습니다.
(중략)
출가한 후 엄청나게 집중해서 공부하여 뛰어난 학자가 되었습니다. 당시 신라에 들어와 있는 불교 경전을 다 읽었지만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요즘 대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가듯이 ‘당나라에 유학을 가자’ 하고 의상 대사와 함께 유학을 떠났습니다. 원효는 스물여덟 살에 늦게 출가해서 의상보다 한 대여섯 살이 많았지만 둘은 친한 친구사이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신라가 백제 땅인 한강 유역의 땅을 차지했을 때였기 때문에, 지금의 경기도 화성시에 당나라 등주(登州)로 건너가는 배를 타는 곳이 있었습니다. 거기까지 걸어갔는데, 배가 매일 다니는 것이 아니니까 배를 기다리는 동안에 마침 비가 와서 비를 피한다고 깜깜한 밤에 어떤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자다가 하도 목이 말라서 더듬더듬하니깐 바가지가 하나 있어서 그걸로 물을 떠먹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자기가 떠먹은 바가지가 해골이었어요. 밤에는 그렇게 달콤하게 먹었는데, 아침에 해골을 보자 바로 구토를 했어요. 토하면서 이렇게 깨닫습니다.
‘바가지도 같은 바가지이고 물도 같은 물인데, 어제는 달콤했는데 오늘은 왜 토할까? 이게 바로 마음이구나. 한 생각이 일어나면 모든 법이 일어나고, 한 생각이 사라지면 모든 법이 사라지는구나.’
이것이 일체유심소조(一切唯心所造)입니다.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까요? 이것은 모두 화엄경에 나온 얘기예요.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체험은 못 한 겁니다. 그런데 토하면서 깨달은 거죠. 일체가 유심조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안 토해야죠. 그런데도 토했다는 것은 아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경계에 끄달려 토하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딱 깨닫고 나니 진리가 내 마음에 있지 중국에 있는 건 아니었어요. 책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굳이 중국이나 인도까지 갈 것도 없고, 책만 본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자각해서 다시 서라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의상은 원래대로 중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원효는 국내파이고, 의상은 해외파라고 할 수 있죠. 의상은 당나라에서 유명한 화엄학의 스승인 지엄(智儼)을 만나 공부를 했고, 돌아와 국내에 화엄종을 개창했어요. 다시 말해, 미국에 가서 공부하여 미국의 한 종파에 한국 책임자가 되어서 종파를 하나 세운 겁니다. 반면에 원효는 스스로 깨달아서 종파를 세웠어요. 원효가 세운 종파를 분황사에서 주창했다고 ‘분황종’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지금은 ‘법성종’이라고 부릅니다. ‘법의 성품은 공(空)하다’ 하는 가르침입니다.”
- 법륜스님 (위 스님의 하루 내용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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