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 출처 :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554716.html
얽힘의 시대 루이자 길더 지음, 노태복 옮김/부키·2만5000원미래의 물리학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김영사·2만5000원니코의 양자세계 어드벤처 소니아 페르난데스 비달 지음, 이서영 옮김/찰리북·1만2000원
양자역학의 선구자 닐스 보어는 “양자론을 처음 접하고도 충격을 받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물리학계엔 이 말을 약간 비튼 “만약 양자론에 대해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양자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는 유명한 농담도 떠돈단다. 그러니까 여기서 ‘당신’은 주로 물리학자들을 가리킨다고 봐야겠다. 아는 척하지만 그들조차 알고 보면 제대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들이 그럴진대 양자론에 어지럼증을 느낄 일반인이 몇이나 될까.
예컨대 한 입자의 운동량(속도)과 위치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나,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라거나, 고양이는 죽어 있으면서 동시에 살아 있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입자는 여기 있으면서 동시에 저기 있다는 등의 양자 세계 얘기 자체는 이제 구문이 됐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여전히 드물지 않을까. 더욱이 “만약 네가 보지 않을 때는 파동이 존재하다가 볼 때는 입자가 존재한다면, 관찰자가 진리라고 여기고 싶어하는 취향에 따라 진리가 달라진다”(에르빈 슈뢰딩거), 곧 관찰자의 시선이 관찰 대상의 존재 방식을 바꿔버린다는 얘기는 더 황당하지 않은가. 양자적 실체들이 국소적인 인과성도 없고 모든 게 서로 얽히고 겹쳐져 분리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관찰자의 관찰 행위에 따라 실재가 바뀐다(관찰되기 전까지는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다)는 양자론에 대해 아인슈타인조차 터무니없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무도 보지 않으면 달이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하지만 최근 밝혀지기 시작한 양자 세계는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의 세계와는 분명 다르다.
이건 마치 영화 <토이 스토리>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인형들이 생명 없는 인형으로 존재하는 것은 사람(관찰자)들이 그들을 바라봤을 때뿐이다. 둘 이상의 물질이나 빛이 서로 떨어져 있어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양자 ‘얽힘’에 이르면, 얘기는 더 요상해진다. 이에 따르면, 광대한 우주 이쪽과 저쪽 수십억광년 떨어져 있는 입자들끼리도 양자얽힘 현상을 통해 동시에 서로 반응할 수 있다. 이는 아인슈타인 우주의 절대속도인 광속도 넘볼 수 없는 속도다. 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워프항법과도 차원이 다른 우주여행이 가능하단 얘긴가.
양자얽힘이니 슈뢰딩거 고양이, 불확정성 원리니 하는 게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람? 전자기학의 토대를 쌓은 19세기 이론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도 “전기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단다. 오늘날 전기·전자기기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듯이 양자역학의 세계도 그렇게 다가올지 모른다.
- 위 기사 내용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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