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우공양 후 그릇은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
숭늉을 받아서 김치조각으로 닦아서 그릇을 깨끗이 찌꺼기와 기름등을 닦고,
그 숭늉을 마신 뒤,
마지막으로 물로 그릇들을 행구고 그 행군 물을 주전자에 다시 담아서,
그 물을 아귀들에게 베푸는 것이 소심경의 부분적인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
헌데 이때 그릇을 닦을 때 초심자들은 한 부분이 안닦인다고 그곳만 계속 집착을 해서는
(그곳을 집착한다는 것은 안닦이는 그 부분이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그걸 계속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는 것을 말한다.)
그 잘 안닦이는 한 부분을 닦고자 힘을 들이고 신경을 쓰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숙련된 사람들은 그릇을 빠르고 깨끗하게 닦는다.
김치 한조각과 숭늉물로.
내가 찾아낸 그 발우공양을 다한 식기를 빠르고 깨끗하게 무엇보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걸림없이 원만하고 빠르게 닦는 방법은 바로 안닦이는 부분이 있어도 집착하지 않고 그냥 그릇을 전반적으로 닦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그냥 김치를 물에 담가 문지르고 문지르고 그렇게 전반적으로 스윽 스윽 문지르다보면 어느샌가 굳이 내가 신경을 안쓰고 힘을 안기울여도 그릇이 깨끗해져 있기 마련이다. 그런식으로 전반적으로 닦고 난 뒤에도 굳어서 잘 안떨어지는 부분만 조금 신경을 기울여서 닦아주면 되는 것이다.
핵심은 한 부분에만 집착하여 그걸 다 끝내고 다음 부분을 넘어가고자 하는 부분이 아니라
일단 전반적으로 쓰윽 쓰윽 닦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닦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김치를 대고그냥 전체적으로 문질러주는 것이다. (닦는 건 김치와 물이 하는 것이지 내가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일단 쓰윽 쓰윽 닦아주면 거의 다 닦이고 남은 찌거기는 물을 김치조각에 적셔가며 조금 더 닦아주면 깨끗해진다. 그리고 나서 숭늉을 마신 뒤, 물로 한번 더 행궈주면 그릇은 아주 깨끗해진다.
발우공양이 수행인 이유가 다 있다.
요즘 필자는 집에서 소심경을 읽으며 식사를 하는데,
식사 후 위에 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지혜가 생긴다.
무슨 일이든 이렇게 그릇을 닦는 것과 같이 전체적으로 집착 없이 해나가고, 다시금 훓어주기만 하면
그럼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겠구나. 마무리까지 잘 할 수 있겠구나.
이런 것을 그릇을 닦는 수행을 한 뒤 느끼곤 한다.
그럼으로 불사도, 프로젝트도, 그리고 청소도 이와 같이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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