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침대를 버리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버렸다. 침대가 있으니 눕게되고, 방은 좁고. 그래서 활동에 알게모르게 제약이 따랐다. 누우니 자게 되고, 몸이 편하니 다른 즐거움들을 찾는 탐욕이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잡으면 시간을 헛되히 낭비하게 되었었다. 그러기를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후 예비군에 가서 느꼈다. 군대가 원활하게 잘 굴러가는 이유는 짐이 없어서이다. 생활하는 공간에 짐이 없으니 활동에도 제약이 없어서 하고자 마음먹은 일을 진행해 나가는데도 걸림이 안생기는 것이다.
이를 느끼고 예비군에 다녀온 뒤에서야 침대를 버렸다.
버리니 좋았다. 기도하기도 좋고, 침대라는 게으름이 일어날 조건이 사라지니 몸도 마음도 군대에 있을 때와 같이 보다 정갈해졌다. 일을 시작하기 쉬워진 것이다.
그리고 침대를 버린 그 다음날.
바닥에서 자고 일어나니 느껴진 것이 있다.
일단 이불을 얇은 이불만 깔고자서 그런지 몸에 불편함이 느껴졌고
두번째론, 그 직후 불안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버린 침대는 십사년정도 사용하던 것이었다. 그런 익숙하던 침대가 더이상 없구나 라는 사실을 체감한 뒤,
이와 같이 나에게 익숙하던 것이 하루아침에 어느날인가는 이 침대와 같이 더이상 내가 볼 수 없겠구나 라는 사실을 느꼈다.
나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언젠가는 어머니도 하루아침에 이 침대와 같이 더이상은 곁에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느끼고 불안함이 일었다.
그 마음은 빨리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내가 빨리 깨달아야 보다 현생의 가족들, 친척들에게 이익이 되는 가르침을 줄 수 있고, 불법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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