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18

설해목(雪害木)

설해목(雪害木) 해가 저문 어느 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 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노승과 그의 아버지는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편지를 보고 난 노승은 아무런 말도 없이 몸소 후원에 나가 늦은 저녁을 지어왔다. 저녁을 먹인 뒤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가득 더운 물을 떠다 주었다. 이때 더벅머리의 눈에서는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아까부터 훈계가 있으리라 은근히 기다려지기 했지만, 스님은 한마디 말도 없이 시중만 들어 주는 데에 크게 감동한 것이다. 훈계라면 진저리가 났을 것이다. 그에게는 백 천 마디..

좋은 글 2023.07.27

이웃이란 나누어 가지는 사이

이웃이란 나누어 가지는 사이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가까이 있다고 해서 이웃이 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어 가질 때 비로소 이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나누어 가짐으로써 굳게 맺어지고 하나가 될 수 있다. 즐거움을 나눌 때는 그 즐거움이 몇 곱으로 늘어나고, 괴로움을 나눌 때 또한 그 괴로움은 훨씬 가벼워진다. 나누어 가짐에는 이렇듯 미묘한 율동이 따른다. 모든 이웃은 뿌리가 되고, 부처님이나 보살들은 꽃과 열매가 되며, 자비의 물로 이웃을 이롭게 하면, 지혜의 꽃과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므로 이웃이 없다면 보살은 끝내 깨달음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법정 스님- #불교명언 마음의 등불 더보기 https://bit.ly/3FhQBvB 불교명언이웃이란 나누어 가지는 사이다..

법문 2023.07.23

법정 스님 이야기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천당이고 지옥이다. 내 맘이 즐거우면 천당이고, 내 몸이 괴로우면 지옥이다. 세상을 모르는 중생들아! 하나님이 어디 있고 부처님이 어디 있나? 지옥과 천당은 내가 만들어 살고 있는 것을 왜 모르는가? 여보게 친구, 산에 오르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에 가면 인간이 만든 불상만 자네를 내려다 보고 있지 않던가? 부처는 절에 없다네. 부처는 세상에 내려가야 만천지에 널려있다네. 내 주위 가난한 이웃이 부처고,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부처라네. 그 많은 부처를 보지도 못하고 어찌 사람이 만든 불상에만 허리가 아프도록 절만하는가? 천당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 마음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가 살면서 즐겁..

법문 2023.07.23

날마다 새롭게 일어나라

경이롭고 새로운 순간 날마다 새롭습니다. 우리의 나날은 늘 새로운 것입니다.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고 똑같은 날은 하나도 없습니다. 괴로워도 다른 괴로움이고 즐거워도 다른 즐거움이지.. 똑같은 괴로움 똑같은 즐거움이란 있을 수 없지요.. 어제와 똑같은 호흡을 어찌 오늘도 들이고 내쉴 수 있겠어요.. 같은 강물에서는 절대 두 번 목욕할 수 없다고 하듯.. 우리의 순간 순간은 새롭고 경이로운 것입니다.! 세상을 살며 어느 한순간이라도 똑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늘 같이 보려고 하고 똑같이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어제의 생각으로 오늘을 바라보며, 이전의 관념으로 지금을 판단하려 하고, 어제 만난 사람으로 오늘의 사람을 대하고, 이전의 사랑으로 지금의 사랑을 끼워 맞추려 하거든요..

좋은 글 2023.01.28

비교 속에서 행복해지려는것은 어리석음이다 - 법정스님 글

누구보다 더 잘 나고 싶고 누구보다 더 아름답고 싶고 누구보다 더 잘 살고 싶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고 싶은 마음들 우리 마음은 끊임없이 상대를 세워 놓고 상대와 비교하며 살아갑니다 비교 우위를 마치 성공인 양, 행복인 양 비교 열등을 마치 실패인 양, 불행인 양 그러고 살아가지만 비교 속에서 행복해지려는 마음은 그런 상대적 행복은 참된 행복이라 할 수 없어 무언가 내 밖에 다른 대상이 있어야만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나 자신만을 가지고 충분히 평화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 행복이 아닌 절대 행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없어도 누구보다 잘 나지 않아도 그런 내 밖의 비교 대상을 세우지 않고 내 마음의 평화에는 아무런 ..

불교 경전구절 202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