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善)은 때가 되었을 때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많이 벌고, 많이 모아 놓은 후에 그 때 가서 크게 베푸는 것이 아니다. 천원이 있는 자 백원을 베풀고, 만원이 있는 자 천원을 베풀면 되는 것이지, 훗날 몇 백만원, 몇 천만원, 몇 억을 벌어 그 때 가서 크게 베풀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이고 말에 불과하다. 천원이 있을 때 베풀지 못하면 수천억이 있어도 베풀 수 없다. 선이란 그것이 아무리 작더라도 지금 이 자리에서 저질러 행하는 것이다. 선에는 과거나 미래가 없다. 과거에 이미 베풀었던 선에 매이거나, 미래에 앞으로 베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선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실천되어지지 않은 선은 선이 아닌 악의 씨앗이다. 지금 여기에서 선을 베풀지 않으면 마음은 저절로 악을 즐기기 때문이다. 선을 저질러 실천하지 않는 마음은 악을 연습하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선에 게으른 것, 그것이 바로 악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서 바로 행하지 않으면 마음은 저절로 악을 즐기게 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행할 수 있는 선은 무엇인가. 거창하고 대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행할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선, 바로 그것이 온 우주가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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